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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세대의 껍질을 벗고 성장하는 신세대를 그린 해변의 카프카
    카테고리 없음 2016. 6. 1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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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변의 카프카

    무라카미 하루키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국적

    일본

    대표작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 수상 

    노르웨이의 숲 - 베스트셀러

    해변의 카프카 -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 세계 환상문학상 수상

    태엽감는 새 - 요미우리 문학상 수상

    언더그라운드

    1Q84


    왜 주인공은 15세 인가?

    작가는 주인공인 카프카의 나이를 15살로 딱부러지게 정해 놓는다. 카프카의 독백속에서도 15세와 16세는 큰 차이가 있다라고 말한다. 왜 작가는 주인공의 나이를 15살로 정해놓은 것인가? 소설에 같이 참조된 해설을 읽어 보면 그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해변의 카프카' 는 전체적으로 보면 15세 소년의 성장소설이다. 15세는 아이와 어른의 중간에 서있는 나이, 성인의 육체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 세상의 때가 묻지 않고 순수한 정신을 가진 나이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춘기가 찾아와 방황을 통해 자신과 세상에 대해 알아나가는 나이이기도 하다. 따라서 작가는 기존 작품들과는 달리 20-30대 남성이 아닌 15세의 소년을 소설의 주인공을 설정하게 된다. 


    해변의 카프카 세트
    국내도서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Haruki Murakami) / 김춘미역
    출판 : 문학사상 2008.05.16
    상세보기

    전쟁 전후 시대를 이어주는 소설의 배경과 인물들

     소설의 시작은 현재부터 시작된다. 현재라 함은 태평양 전쟁이 끝난 뒤 황폐화된 일본이 다시 부흥하여 성장하고 있는 1980년대 이다. 이것을 배경으로는 주인공인 다무라 카프카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다음 장에서는 전쟁시기인 1940년대의 일본이 배경이다. 여기서는 또 다른 소설의 주인공인 나카타가 나오게 된다. 

     소설은 현시대의 주인공인 카프카의 이야기와 구시대의 주인공인 나카타의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이 되다가 결국 소설 후반부에 두개의 이야기가 다까마쓰라는 공간에서 합쳐져 정점에 이르게 되는 구조이다. 


     다양한 인물들이 얽혀있는 몽환적인 시공간

     카프카의 이야기는 그나마 현시대를 배경으로 하여 현실적인 느낌이 들지만 나카타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기이한 현상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소설 전체적으로 현실적인 느낌보다는 전혀 다른 세계의 이야기를 읽는 듯한 기분이 든다. 서로 다른 두 인물의 이야기가 공통점 없이 진행되다 보니 읽는 도중에도 이해가 안되 몇번이나 들여다 봐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우선 인물에 대한 간략적인 설명이 있어야 이후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잠시 서술하고 지나간다. 


     다무라고이치 : 카프카의 아버지로 대학생때 벼락을 맞은 이후 뛰어난 조각가로 활동 하고 있다. 주인공과는 사이가 좋지 않아 카프카가 거의 경멸하는 수준이다. 나카타의 이야기에서 조니워커, 고양이 사냥꾼으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카프카 : 카프카는 자신의 신분을 감추기 위한 예명이고 본명은 소설에 나오지 않는다. 이것은 독일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이름을 가져왔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15세이지만 덩치는 이미 성인의 몸을 갖춘 듯 하다. 일반적인 15세 답지 않은 세상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으며 아버지의 예언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15살 생일에 집을 나와 방황하게 된다. 


     나카타 : 어린 시절에는 수재였으나 전쟁시절 발생한 기이한 사건 이후에 모든 기억을 잃어버리고 근근히 살아가는 인물이다. 고양이와 대화가 가능한 능력이 생겨 고양이를 찾아주는 일을 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카프카의 아버지인 조니워커를 만나게 되고 그를 살해하게 된다. 


     오시마 : 혈우병과 성분화 장애 중 하나인 MRKH syndrome 을 가지고 있는 특이한 인물이다. MRKH 신드롬은 Androgen insensitivity syndrome 과 비슷하지만 염색체가 46,XX로 여성이지만 유방발육이 거의 없고 질이 맹관이기 때문에 겉모습은 중성적인 모습을 보인다. 선천적으로 자궁, 질 상부 2/3가 결핍되기 때문에 생리도 없다. 4,500명의 여자 중 1명꼴로 발생하는 드문 질환인데 작가가 어떻게 이 질환을 오시마에게 설정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이런 신체적인 문제로 인해 주로 혼자 지내며 책을 읽어 매우 지식이 많고 철학적인 인물이다. 


     사에키 : 현시대가 카프카, 구시대가 나카타라면 그 중간을 이어주는 시대의 연결고리 같은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해변의 카프카'라는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곡을 부른 가수이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연인을 잃고 수년간 방황하다 예전 연인과 함께한 고무라 도서관으로 돌아와 죽을 준비를 한다.


     까마귀소년 : 명확히 설명되지는 않지만 카프카의 내적인 자아를 의미하고 있는 것 같다. 어떤 문제점에 봉착했을때 카프카는 항상 까마귀소년을 찾는데, 나타날 때도 없을 때도 있다. 하지만 내적인 갈등으로 힘들어 할때면 언제나 나타나 카프카에게 내면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그리스 신화라는 그릇에 담긴 일본 색채의 기이한 요리

     카프카의 가출부터 다시 돌아오기 까지 그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아버지의 저주이다. 아버지의 저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오이디푸스처럼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누나를 범할것' 이라는 것이었다. 서양 신화에서 전체적인 플롯을 취하고 그 안에는 일본 정서가 강하게 느껴지는 인물과 배경을 통해 동서양의 문화를 한꺼번에 아우르는 작가의 능력을 맛보게 된다. 

     솔직히 한 번 읽고는 이해가 되지 않아 여러번 읽은 작품중에 하나다. 특히나 입구의 돌로 열린 또 다른 세상이라든가 나카타가 죽은 뒤 그의 입에서 튀어나온 하얀 물체의 정체, 사라진 군인들, 나카타를 이상하게 만든 하늘의 빛 같은 장치들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는 아직까지도 의문점을 가지고 있다. 일본어를 하지 못해 작가에게 직접 물어보지 못하는 자신이 안타까울 정도이다. 


     카프카는 예언대로 행동한 것일까?

     아버지의 예언을 피하기 위해 가출한 카프카는 과연 예언을 피한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것조차 소설에서는 쉽지가 않다. 우선 사에키가 그의 어머니라는 것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는다. 사에키 본인도 그에 대한 대답을 피하고 있고 그 어디에도 그녀가 그의 어머니라는 것을 확신시켜주는 단서가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15세인 카프카와 50살의 사에키의 동침이 오이디푸스의 경우인지 아닌지는 결국 개인의 해석에 딸린 것이다. 또한 사쿠라를 범한 것이 실제인지 꿈인지도 애매하게 작가는 몽환적으로 표현하였다. 카프카가 실제 자기 아버지를 죽인 것이며 셔츠에 묻어 있던 피가 아버지의 것이었다면 사쿠라를 범한 것이 꿈이 아닌 실제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궁금증에 대해 작가는 사에키 상을 통해 말한다.

     "너는 이미 그 대답을 알고 있을 텐데,"

     개인적으로는 예언의 실행 유무보다는 이 예언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카프카의 정신세계가 점점 뚜렷해지고 확고해지는 변화를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소설의 마지막 작가는 말처럼, 이 소설을 읽고 우리가 새로워지는 것처럼.

     "너는 잠이 든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너는 새로운 세계의 일부가 되어 있다."


     아무런 변화나 대가 없이 우리는 성장할 수 없다.

     소설의 주요 인물중 살아 남은 이는 카프카, 사쿠라, 오시마, 호시노이다. 구시대의 나카타와 양 시대의 가운데에 서 있던 사에키와 다무라 고이치(조니워커)는 사라져 버린다. 이것은 두 가지 면에서 해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카프카의 개인적인 면으로 바라봤을 때, 이것은 카프카 개인의 내면적인 성장을 의미한다. 카프카는 아버지를 경멸하고 어머니를 한 없이 그리워하는, 마치 현시대의 오이디푸스 같은 인물이다. 세상의 이치를 이제 배워가고 있으며 가능한 아버지의 예언처럼 불합리한 행위를 피하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그가 삶에 대한 아무 의욕없이 그저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인물이었다면 그냥 아버지의 예언대로 이루어지도록 가출은 커녕 무사안일한 생활을 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카프카는 그런 불합리한 것들로부터 달아나고자 그 누구의 도움없이 혼자서 세상으로 뛰어 든다. 오시마, 사쿠라, 사에키 같이 좋은 사람들을 만나 보살핌을 받기는 하지만 세상을 향한 그의 도전은 순전히 자기 몫이다. 모든 사건이 종료되고 다시 도쿄로 올라가는 열차안에서 드디어 그는 진정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열다섯 소년이 되는 것이다. 

     또 다른 면인 시대적인 배경으로 작품을 해석하자면, 카프카는 과거의 나쁜 것들로 부터 자유로운, 발전하는 현시대를 의미하고 나카타는 과거 전쟁에 휩쓸린 잊고 싶은 과거, 그 사이의 사에키와 다무라고이치는 과도기를 의미했던 것은 아닐까? 작가는 과거의 나쁜 것들을 청산하고 새로운 세계의 일부가 되는 카프카 처럼 새로운 시대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메세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을 아닐까 생각된다. 


     메타포와 메타포와 메타포의 향연

     소설 중간중간에 메타포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번역하면 은유, 상징을 뜻하는데 인물이나 곳곳에 숨겨놓은 장치가 상징하는 무언가가 있을텐데 범인의 머리로는 cpu 의 과부하를 느낀다. 

     소설 처음에 나온 대사중에 메타포를 잘 보여주고 있으며 이 소설의 메세지와도 같은 문장이 있어 이것으로 글을 마친다. 

     "어떤 경우에는 운명이라고 하는 것은 끊임없이 진로를 바꿔가는 국지적인 모래 폭풍과 비슷하지."

     "그 폭풍을 빠져나온 너는 폭풍 속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의 네가 아니라는 사실이야. 그래, 그것이 바로 모래폭풍의 의미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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