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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군 청옥산 골짜기에 위치한 아늑한 카페 `이화에 월백하고`
    카테고리 없음 2016. 11. 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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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 말 문신인 이조년의 평시조인 '이화에 월백하고' 의 제목이기도 한 카페 이름은 평창군 한 산골마을에 위치한 자그마한 카페에 잘 어울린다. 곤드레 나물을 비롯한 산나물이 많이 나기로 유명한 평창군 청옥산줄기가 내려다 보이는 '이화에 월백하고' 는 올라가는 길도 쉽지 않다. 



    평창군 미탄면으로 향하는 도중 지동리라는 작은 마을이 나오는데 마을 입구에서부터 노면이 거친 외길을 따라 10여분 정도 차를 타고 올라가면 청옥산 등산로 입구에 위치한 카페가 나오게 된다. 방문했던 계절이 가을이라 단풍이 짙게 물들어 초록색 옷가지에 노오란 물감이 떨어져 번져나가는 듯한 산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었다.



     청옥산은 4개의 코스가 있는 해발 1,200m 의 산으로 산이 가파르지 않아 예전 도로 상황이 좋지 않던 시절에는 이 산길을 따라 정선으로 다녔다고 한다. 생태계 보전을 위해 봄철 2월부터 5월까지, 가을철 11월부터 12월까지는 입산을 금지한다고 한다. 



     저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를 넘어가면 정선이 나오게 된다. 



     가을철인 지금은 나물들이 다 말라버렸지만 봄, 여름에 싱그러운 자연의 빛깔을 뽐낼 나물들의 모습을 보고싶어 날이 풀리면 다시 찾아오고 싶다.



     왼쪽 건물이 카페이며 오른쪽 건물은 사택이다. 카페가 매일 오픈하는 것이 아니고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정오부터 문 닫을때까지만 운영되기 때문에 주인분이 사택에서 지내시는 것 같다. 아담하게 지어진 카페 주위로 돌담길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있어 사진찍기에 좋은 배경을 제공한다. 



     카페의 내부는 협소한 편이다. 테이블 하나와 몇명만이 앉을 수 있는 간이 책상 뿐이다. 최대 인원 10명 정도면 카페안이 가득찰만한 공간이다. 따라서 많은 인원이 오기보다는 3-4인 정도의 인원이 적당할 것이다. 카페벽면을 따라 여러 미술작품들이 걸려져 있으며 카페내부에도 주인분이 직접 고르고 고른 인테리어 소품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어서 카페의 분위기는 내부에 짙게 깔린 커피향 만큼이나 진하게 손님들을 감싸온다.



     테이프로 돌아가는 아날로그 오디오와 LP 판이 재생되는 턴테이블에서 흘러나오는 노이즈 섞인 클래식과 흘러간 노래는 카페를 찾은 이들에게 또 다른 잔잔함을 선물해준다. 조용한 산속에 위치한 카페에 앉아 적적하게 흘러나오는 음악에 몸을 맡긴채 잠시나마 나를 둘러싼 시공간과의 이별을 가진다.



     카페 내부 조명은 아주 밝지도 어둡지도 않아 은은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소품부터 조명까지, 카페 인테리어에서도 주인분이 신경 쓴 흔적들이 느껴진다. 



     처음에는 장식품으로만 생각했었는데 실제 재생이 가능한 테잎들이었다. 따로 신청을 해서 곡을 들어보지는 않았으나 오랜 시간동안 수집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왔다. 


     입구에 위치한 조명등인데 집에 소품으로 두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주인분의 개인 소장품을 카페 내부 이곳저곳에 배치하여 사진 찍기 좋아하는 분들은 만족스러운 방문이 될것이다.



     역시나 디테일이 살아있는 테이블이다. 커피잔에 그려진 오선지위의 음표들이 카페 내부에 울려퍼지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듯 하다. 밝은 톤의 원목 테이블은 둥근 모서리의 디자인을 하고 있어 특이함과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단조로운듯 하지만 지나침이 없는 테이블과 커피잔의 모습이 아늑한 청옥산의 모습과 비슷해 보인다. 



     커피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핸드드립 커피가 아주 맛과 향이 좋았다. 브라질, 에티오피아 등 여러 나라의 원두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상대적으로 가벼운 바디감에 산미와 곡물향이 느껴지는 에티오피아가 만족스러웠다. 커피를 좋아하는 분들은 평창에 들리시면 시간을 내서라도 방문하는것을 강력 추천한다. 커피는 잔당 5,000원 정도이다.



     가을철이라 그런지 청옥산의 해는 빨리 숨어버린다. 오후 6시가 다가오자 벌써 주위는 어둑어둑한 어둠이 찾아온다. 다시 내려가는 산길이 익숙하지 않아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만 카페를 나온다.



     외로이 문앞을 지키고 있는 고양이가 우리의 뒷모습을 지켜본다. 


    평창군 지동리 산중에 위치한 카페 `이화에 월백하고`는 접근성이 떨어지지만 훌륭한 커피맛과 아늑한 분위기는 다른 카페에서 경험해보기 힘듭니다. 따라서 평소 대형 체인점 카페에 익숙한 분들 중 새로운 카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은 분 또는 평창 근처에 방문할 기회가 있는 분들은 잠깐 시간을 내어 방문해 보시는걸 추천합니다. 주차공간은 승용차 3대 정도이며 내부가 협소하기 때문에 인원이 많은 경우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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