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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 무기여 잘 있어라 A Farewell to Arms카테고리 없음 2016. 7. 7. 17:41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무기여 잘 있어라 A Farewell to Arms
소설의 시공간적 배경
소설 [무기여 잘 있어라.]의 시간적 배경은 1914년부터 1918년 까지 일어난 제 1차 세계 대전이다. 전시의 이탈리아가 공간적 배경의 대부분을 이룬다. 이 전쟁에서 이탈리아는 영국, 프랑스, 러시아와 함께 연합을 이루어 독일-오스트리아-헝가리와 전투를 벌였다. 소설의 중심이 되는 이탈리아 전선은 실제 1차 대전에서는 그리 중요한 전선이 아니었다. 군사력이 약한 이탈리아의 참전은 전쟁의 양상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이탈리아 전선에서 이탈리아 군의 전쟁을 소설로 펴낸 이유는 바로 그가 이탈리아 군대에서 앰뷸런스 부대에 속해 활동했기 때문이다. 소설의 주인공이 프레더릭처럼 두 다리를 다쳐 훈장을 받기도 하였다. 또한 치료 받던 중 간호장교와 사랑에 빠지기도 했다. 따라서 소설의 시공간적 배경은 바로 작가 자신의 삶의 현장이었던 것이다.
- 무기여 잘 있어라
- 국내도서
- 저자 :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 / 김욱동역
- 출판 : 민음사 2012.01.02
간략한 인물 탐구
프레더릭 핸리 : 추상적인(가족의, 연인의, 신의) 개념의 사랑을 믿지 않는 자로 특별한 목적 없이 참전하여 전쟁이 종료되기만을 기다리는 이탈리아 군대의 미국인 장교. 인생과 전쟁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가지며 살고 있다가 캐서린을 만나며 삶의 이유를 찾게 된다.
캐서린 바클리 : 전쟁으로 약혼자를 떠나보낸 심성착한 여인. 프레더릭을 믿지 못하다가 그에게 마음을 주기 시작하면서 오직 그에게 순종하는 여성이 된다. 삶에 대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전쟁 속에서 현재의 행복을 즐기고 유지하려 노력하는 태도를 보인다. 프레더릭의 아이를 임신하지만 출산 후 아이와 함께 목숨을 잃게 된다.
영웅과 승리가 없는 전쟁문학
가장 흔한 전쟁문학작품은 이견 없이 ‘삼국지’일 것이다. 수많은 전투와 영웅들이 나와 신화에 가까울 정도의 무용담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 외에도 많은 전쟁문학작품에서는 승리와 그 승리를 이끈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한 이야기 속에서 전쟁은 영웅을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한 장치로 작용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비참하고 어두운 부분들은 대개 감춰지기 마련이다. 전쟁을 전쟁자체로 보여주기 보다는 보기 좋게 포장하여 안 좋은 면을 필터링해버리는 것이다. 이런 작품들은 독자들에게 통쾌함과 희망, 자신감을 불러 일으키기에는 충분하지만 전쟁에 대한 막연한 이미지를 심어 놓아 실제 전쟁의 참혹함에 대해서는 간과하게 만들 수 있는 단점을 지닌다.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어라.]는 그러한 작품들과는 다르게 영웅도, 승리도, 무용담도 존재 하지 않는다. 작가 자신의 참전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그저 참혹한 전장의 모습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따라서 생동감 넘치는 인물과 전투장면을 바라는 독자들은 이러한 서술기법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책을 덮어 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두드러지는 인물이나 전투가 없는 장치를 통해 전쟁을 좀 더 객관적인 자세로 바라볼 수 있어 전쟁이 가지는 비극적인 요소를 더욱 강하게 느낄 수 있다.
평범한 주인공, 프데더릭
주인공 프레더릭은 앰뷸런스 부대의 중위이다. 앰뷸런스 부대는 전투에 직접적으로 참여 하기보다는 부상자들을 이송하는 지원 작전에 참여하는 정도의 일만 하고 있다. 프레더릭도 전투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아군이 승리하든, 적이 승리하든, 어느 쪽에서 전쟁을 그만두기만을 원하고 있다. 영웅이 되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저 흘러가는 데로 살다보니 미국인임에도 이탈리아 군인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군종신부와 대화를 나누는 부분에서 사람과 또는 신과의 사랑 또한 믿지 않는 사람인 것을 알 수 있다. 그야말로 전쟁만큼 무미건조한 상태인 것이다. 무공 훈장을 받게 된 것도 우연히 두 다리에 부상을 입어 받은 것이다. 훈장을 받기 위해 의도적으로 적군을 사살하거나 무공을 세우지도 않았음에도 말이다.
주인공이 이렇게 평범한 것은 프레더릭이 바로 작가 자신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참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에 가깝기 때문에 프레더릭은 작가보다 더 과장되게 표현될 수 없었던 것이다. 당연히 적진에 침투하여 초토화 시키거나 적장을 암살하는 등의 무용담은 기대할 수 없다. 주인공 프레더릭은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전투를 실제로 경험하고 바라본 인물일 뿐이다.
사랑의 의미
이처럼 아무 색이 없는 인생을 살던 프레더릭에게 다양한 색을 입혀준 여성이 캐서린이다. 캐서린과의 첫 만남은 유쾌하지 않았지만 둘은 어느 사이에 사랑에 빠져 전선과 병원에서 서로를 그리워하는 사이가 된다.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한 프레더릭과 많은 시간을 지내면서 더욱 깊은 사이가 되어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아이를 임신하고 사실혼 관계까지 이르게 된다.
캐서린과의 관계를 통해 맹목적 인생의 늪에서 빠져나와 사랑의 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게 된 프레더릭은 이제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하루하루를 살게 된다. 후퇴 하던 중 목숨을 잃게 될 위기에서 탈출하여 캐서린에게 돌아간 것도 다 이런 사랑의 힘이 아니었을까.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사랑만이 사람들을 구원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지만 그것마저도 전쟁의 비극 속에서는 이루어지지 못한다. 캐서린이 아이를 출산하고 출혈로 영원한 이별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전쟁은 비극일 뿐, 해피엔딩은 존재하지 않는다.
제 1차 세계대전은 4년 동안 3천 만명의 사상자를 남기고 독일의 항복으로 종료된다. 연합국의 승리로 끝났지만 과연 승자가 의미가 있을까? 작가는 작품 내내 전쟁의 승패보다는 전쟁의 종결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전쟁이 끝나고 참전국 모두는 많은 수의 사상자를 남겼다. 누군가의 아들, 남편, 형제인 많은 군인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한 결과 뒤에 남겨진 것은 과연 무엇인가? 기뻐해야할 승리인가 슬퍼해야할 승리인가?
전쟁을 일으킨 일부 정치권력 외에는 승리의 쾌거를 피부로 느낄 사람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삼분의 일에 달하는 이들이 친구를 잃고 가족을 잃고, 그렇게 누군가를 떠나 보냈다. 승리라는 해피엔딩은 소수를 위해 존재할 뿐, 다수에게는 그저 비극일 뿐이다.
헤밍웨이는 소설의 결말을 비극적으로 마무리하며 이러한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하였다.
‘전쟁은 그저 비극일 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