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인사이드아웃 (Inside out), 인간의 감정에서 슬픔이 가지는 중요성카테고리 없음 2016. 5. 27. 10:10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인사이드 아웃
전체관람, 2015년 작품
애니매이션, 드라마
월트디즈니, 픽사
즐거움 5
슬픔 2
잔인함 0
야함 0
박진감 2
화려함 1
성인을 위한 애니매이션! 인사이드 아웃!
애니매이션은 주로 어린이 친구들 위주로 제작과 시청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아동용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과 달리 애니매이션 장르가 취약한 우리나라의 경우 극장에서 애니매이션 장르를 관람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아이들도 같이 볼 수 있게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장면들이 나오지 않지만 영화가 던져주는 메시지는 아동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그 가치가 클 수 있다.
인사이드 아웃은 포스터나 예고편을 보면 그저 귀여운 캐릭터들이 나오는 단순한 애니매이션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한장면 한장면 집중해서 보면 굉장히 깊은 생각을 하게만드는 훌륭한 작품이다. 그리고 애니매이션이 아닌 실사로 촬영하였다면 이정도로 자연스러운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의구심도 든다. 그만큼 이 영화는 애니매이션으로 만들어져서 다행일 정도로 완성도 높은 작품이다.
영화의 주인공인 라일리
영화는 주인공인 라일리의 어린시절부터 시작된다. 모든 영화의 전개가 그렇듯 이 영화도 '초반 행복함, 중반 갈등, 후반 화해' 의 구도로 진행된다. 라일리와 그녀의 부모님의 행복한 시절을 보여주면서 그녀가 어린시절을 화목한 가정에서 지냈음을 상기시켜 준다.
어린 시절의 라일리는 모든 아이와 같이 엉뚱하고 귀엽고 잘울고 잘웃고 모든 감정들이 조절이 잘 되지는 않지만 대부분은 행복함이 주가 되는 감정으로 살고 있었다. 그러면서 영화의 다른 주인공들인 5개의 감정 친구들이 나온다.
라일리의 감정들, 행복을 표현하는 조이가 리더를 맡고 있다.
이는 영화 중반부에 등장하는 라일리 부모님의 감정들과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
행복의 조이, 슬픔의 새드니스, 분노의 앵거, 소심함의 피어, 까탈함의 디스커스트로 이루어진 감정 5인조는 라일리가 처한 어떤 상황에서 라일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반응할지를 조정한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감정을 5가지로 딱 잘라 구분할 수는 없겠지만 이렇게 대표적인 5가지 감정으로 나누어 우리의 감정을 표현해낸 감독과 작가의 능력에 놀라울 뿐이다.
라일리의 감정은 행복인 조이가 리더이지만, 엄마는 슬픔의 새드니스, 아빠는 분노의 앵거가 리더를 맡고 있다. 아이들은 아직 세상에 존재하는 슬픔과 분노를 많이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조이가 리더를 맡고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반대로 차분한 엄마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슬픔이 주가 되는 감정을 갖게 되었고 아빠는 분노, 즉 화를 잘내는 다혈질적인 성격이 되었을 것이다. (실제로 영화 중반부 갈등부에서 라일리의 아버지가 욱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애니매이션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자연스럽고 쉽게 인간의 5가지 감정을 영화로 표현해낼수 있었을까? 작품의 영리함과 인물의 성격에 따라 다르게 배치된 감정의 구도에도 박수를 보낸다.
라일리엄마의 감정, 슬픔이 리더를 맡고 있다.
라일리아빠의 감정, 분노가 리더를 맡고 있다.
또 하나 이 영화에서 감탄했던 장면은 기억에 대해 표현한 것이다. 기억을 장기기억, 핵심기억, 버려지는 기억으로 구슬의 색에 따라 저장소에 보관되는 장면은 참신하였고 우리의 기억이 정말 저렇게 저장되어 관리되고 있겠구나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하루를 보낸 뒤 일상이 감정에 따라 다른 색의 구슬로 분류되고 각기 다른 저장소로 보내지며 그 중 아주 좋은 기억은 핵심기억으로 남게되어 우리의 성격을 형성하는데 중요하다는 설정인데 제작진의 창의성에 놀라울 뿐이다.
라일리의 행복한 어린 시절 중 일부는 핵심기억으로 저장되어 그녀의 성격을 형성한다.
저장된 핵심기억들.
영화의 갈등은 라일리가족이 새로운 곳으로 이사하면서 발생한다. 이때부터 라일리의 감정중에서 슬픔이의 활동이 증가하고 핵심기억을 슬픔으로 물들이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은 그저 천진난만했던 소녀 라일리가 점점 세상에 대해 알아가고 슬픔이나 분노의 감정들에 대해 인식해나가는, 사춘기로 접어드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새로운 곳이라는 장소에 대한 두려움과 외로움으로 슬픔이 증가되었을 수도 있으나, 이사를 가지 않았더라도 나이가 들면 언제가 한번은 겪고 지나가야 하는 과정이지 않을까 싶다.
핵심기억을 슬픔으로 물들이는 새드.
영화 내내 무기력하고 짜증나는 캐릭터인데 중요한 인물이다.
기쁨이는 이런 슬픔이를 가둬놓기까지 한다.
갈등의 시작인 새로운 집.
갈등이 풀려나가는 과정중에 개인적으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장면이 나오는데 대부분은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것 같았다. 바로 라일리 생각속의 친구 빙봉이 우는 장면인데 이 장면을 통해서 슬픔이라는 민폐 캐릭터가 실제로는 우리 감정활동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항상 즐거운 빙봉, 그는 슬픔을 모르던 어린시절의 라일리의 또다른 자화상일 것이다. 그런 빙봉이 시련을 겪으면서 느끼는 감정을 어찌할줄 몰라 힘들어 할 때 슬픔이가 옆에가서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빙봉은 고마움을 느끼며 눈물을 흘린다. 그 눈물이 지나가고 난 뒤에서야 빙봉은 자신의 시련을 극복하고 다시 기운을 차린다.
이 장면을 통해서 슬픔이라는 감정은 기쁨이라는 감정만큼 우리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신과 용어중에 '억압과 환기' 가 있다. 만약 항상 즐거운 빙봉이 시련속에서 '나는 행복해야만 해' 라는 고정관념에 틀어박혀 있었서 그러한 힘듦과 슬픔을 억압하고만 있다면 나중에 더 큰 문제점으로 발현될 수도 있는 문제였을 것이다. 빙봉은 그러한 어려움을 슬픔이라는 감정을 받아들이며 흘린 눈물로 환기시킴으로써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항상 행복한 라일리의 빙봉.
눈물을 흘리며 감정의 어려움을 회복한다.
가사를 외우고 다니는 노래 몇개 중 김장훈의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몰라도' 라는 곡이 있다. 가사 중에 이와 비슷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문구가 있다.
".....한없이 울고 싶어지면 울고 싶은만큼 울어요.
무슨 애기를 한다해도
그대의 마음을 위로할 수 없는 걸 알기에...."옆에서 같이 슬퍼해주고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큰 위로와 회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갈등은 해소되고 라일리네 가족은 다시 행복을 되찾으며 영화는 마무리 된다. 한 소녀의 감정적 과도기와 그로 인한 갈등, 그리고 화해라는 스토리로 특이할 것 없는 이야기를 5가지 감정의 캐릭터와 그들의 활동을 애니매이션으로 누구나 편하게 보고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어낸 감독과 작가, 제작진에 다시 한번 찬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