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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벚꽃 피기 전 경포대의 풍경
    카테고리 없음 2020. 3. 2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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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포호수가 내려다보이는 경포대를 의외로 안가본 여행객들이 많다. 경포호수와 경포해변은 대부분 다녀가지만 경포호수 맞은편 나무에 가려져 있는 경포대는 찾아가야만 볼 수 있어 그런가.. 하지만 경포대에서 바라본 경포호의 모습에 반한 분들이라면 계절마다 들리는 장소가 될 것이다. 

    경포대는 고려 시대에 처음 축조된 이후 자리도 옮겨지고 모양도 변해 현재의 위치와 모습에 이르렀다. 관동팔경의 하나로 계절에 따라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아주 작지는 않지만 아담한 규모의 경포대는 관광객이 많은 날에는 신발 벗고 올라가기에도 어려울 때가 있다. 

    경포대의 소나무는 항상 푸르르다!
    꽃망울이 자리잡은 벚꽃 나무

    벚꽃이 만개하는 4월초에 경포대의 전경과 내려다보이는 경치가 최고조에 달하지만 꽃이 피기전의 경포대는 수수하고 고요하다. 일년 내내 푸르른 소나무만이 굳건하게 이곳을 지키고있다. 벚꽃과 함께 시작되는 봄의 화려한 축제는 아직 때가 아니었다. 

    경포대에 오르는 길은 편안하다.

    주차장에서 도보로 5분 정도 올라가면 경포대에 오를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 부담이 크지 않다. 그리 높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올라가기 어렵지 않지만 그로 인해 경치가 나무에 가리는 부분이 아쉽기도 하다.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인 경포대(鏡浦臺)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는 고목과 천장 여기저기에 붙어있는 명필가들의 글이 이곳의 역사적 운치를 더해준다. 아이들의 경우 감흥이 없을 있으나 경포호수의 지형적 특성과 경포대의 역사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조금은 흥미가 생겨 둘러보지 않을까. 

    어느순간 들어선 대형 리조트와 호텔이 경포호 주변을 장식하기 시작했다. 저 멀리 보이는 세인트존스호텔(2018년 개장)은 랜드마크처럼 경포호와 경포해변의 가운데에 우뚝 서있다. 자연적인 경치의 경포호가 인공적인 아름다움에 물들어가는 것이 과연 좋은것인가? 아직은 물음표다. 

    신발을 벗고 조심스레 경포대의 마루에 올라가 본다. 고목을 밟을때마다 삐그덕 거리는 세월의 소리가 들린다. 차디찬 바닥의 기운이 발을 시리게 하지만 따스한 햇살에 기대 몸을 녹인다. 밖으로 보이는 드넓은 경포호수의 고요한 모습에 잠시 말을 멈추고 시각에 집중한다. 언제봐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풍경이다.

    호수 위의 새들과 호수 주변을 산책하는 사람들. 시간이 멈춘 듯한, 한폭의 그림과 같은 풍경속에서 시간은 흐르고, 생명은 움직이고 있다. 지나간 시공간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나처럼 위로를 받았을 것인가. 자연이 만들어낸 호수(석호) 앞에서 우리의 존재는 그저 작은 움직임일 뿐.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는 충혼비에 묵념하고 경포대를 내려온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기리기 위한 충혼비. 비록 차가운 돌로 만들어진 비석이지만 그 안에 요동치는 민족의 뜨거운 피를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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