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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년 2월 봄을 앞두고 내리는 폭설
    카테고리 없음 2020. 2. 18.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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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겨울에는 눈이 정말 오지 않았다.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2018년, 평창에 잠시 살았는데 그때는 자고 일어나면 문 앞에 눈이 쌓여 있어 치우는게 루틴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고 썰매도 타고 눈으로 할 수 있는 많은 놀이를 했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올해에도 눈이 내리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눈은 아주 비싼척을 하며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겨울비가 내려 설렌 마음을 눅눅하게 만들곤했다. 

    입춘이 지나 겨울의 끝자락, 갑자기 하늘에서 눈이 휘날리기 시작했다. 밤사이 멈추지않고 내려 발목 높이까지 쌓인 눈. 아침부터 신나게 눈싸움을 하며 폭신한 눈에 아이들은 몸을 던졌다. 이런, 유치원 보내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그러는 동안에도 하늘에서는 하염없이 눈이 내리고 있었다. 언제까지 올려나 기약없는 눈. 마치 올 겨울 못 내린 설움을 풀어내듯 힘차게 요동치며 눈발이 날리었다. 눈과 바람, 그리고 영하의 기온으로 손과 발이 꽁꽁 얼었지만 올 겨울 처음 만난 눈앞에서 아이들은 추위를 느끼지 않는듯했다. 동심과 추위는 반비례하는가. 아이들의 기운이 넘칠수록 부모들의 몸은 움츠러들었다. 

    아이들을 유치원버스에 태워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잠시 쉴 수 있다는 생각에 한시름 놓이지만 아이들의 하교길을 생각하니 다시금 심장이 쫄깃해진다. 오후에는 더욱 단단히 무장을 하고 나가야지... 언제부턴가 눈을 보고 기쁨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나이가 되었다. 눈위로 뛰어다니기 보다는 조심히 발걸음을 옮기는 처지가 되었다. 순백의 눈과 같은 깨끗한 마음을 나도 모르게 거부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늦은 겨울, 뒤늦은 폭설... 아니 겨울의 과한 선물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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